영화 ‘대배우’ 쉴 틈 없는 다작의 ‘충무로 노예’ 이경영

영화 '대배우'에는 요정이라 불리는 배우 오달수가 등장한다. 하지만 이 배우를 빼놓고 얘기하긴 어렵다. 쉴 틈 없는 다작으로 '충무로 노예'란 별칭을 얻은 이경영이다.

이경영은 '대배우'에서 깐느 박 역을 맡았다. 깐느 박은 '올드보이'·'친절한 금자씨'를 연출한 박찬욱 감독과 외모부터 말투까지 많은 부분이 닮아있다. 그도 그럴 것이 '대배우'를 연출한 석민우 감독은 박찬욱 감독의 조감독 출신이다. 시나리오 속 깐느 박은 박찬욱 감독을 모티브로 탄생했다.

 

이경영은 '대배우'에서 깐느 박 역을 맡았다.© News1star/ 권현진 기자

 

실제로 이경영도 박찬욱 감독과 인연이 있다. 과거 '비오는 날의 수채화', '3인조'를 통해 만난 적이 있다. 그는 깐느 박을 연기하며 감독에 대한 존경심이 더 깊어졌다고 털어놨다. 이경영은 "현장을 대하는 태도나 스태프를 대하는 모습이 신사적이고 철학적이고 깊이가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됐다"고 고백했다.

'대배우'는 무명배우 장성필의 가슴 저릿한 이야기를 그린다. 연극무대로 데뷔해 영화계로 진출한 배우들의 사례는 실제로도 많이 있다. 그래서 많은 배우들이 '대배우'에서 공감을 얻는다. 특히 뒤늦게 빛을 본 배우들은 이 이야기에서 감동을 받을 수밖에 없다.

누구보다 시나리오에 공감했던 오달수는 혼을 담은 열연으로 캐릭터에 완벽 몰입했다. 이경영은 그런 오달수가 힘을 받을 수 있도록 뒤를 잘 받쳤다. 다작 배우 이경영의 미덕은 그 지점에 있다. 늘 어떤 작품에서든 욕심내지 않고 제 역할에 충실한다. 주연배우들의 캐릭터가 설득력을 가질 수 있도록 서포트를 철저히 해주는 셈이다.

또한 동료배우들에 대한 신뢰감이 대단하다. '대배우' 제작보고회에서는 오달수의 성품과 연기력을 극찬했다. 이경영은 "내가 실제 감독이라면 오달수를 무조건 캐스팅한다"며 "오달수 씨 눈을 보면 도화지 같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걸 담아낼 수 있는 눈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대배우'라는 작품이 탄생된 것을 요정의 덕으로 돌리며 겸손을 표했다.

지난해 '암살', '뷰티 인사이드', '협녀:칼의 기억', '치외법권' 등에서 활약한 이경영은 올해도 쉼 없이 일한다. '내부자들', '조선마술사', '대배우'에 이어 '리얼'과 '더 프리즌' 개봉도 앞두고 있다. 힘에 부칠 법도 한데 꾸준히 달려간다. 정말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연기에 대한 열정을 갖지 않으면 어려운 일이다.

오히려 주변인들이 이경영의 '에너지 고갈'을 걱정할 정도다. 하지만 이경영은 웃으며 주변을 안심시켰다. 그는 "다작을 하니 체력적으로 힘들 것이라 생각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며 "촬영장을 소풍 다니듯 다닌다. 현장에 가면 오히려 젊어지는 것 같아 즐겁다"고 말했다.

요즘의 이경영을 보면 그러한 우려가 기우였다는 걸 피부로 느끼게 된다. 이경영은 누구보다 건강하고 활력이 넘친다. 앞으로도 그의 다채로운 변신을 기대해봐야겠다.

 

뉴스1스타 유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