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이브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솔로들에게는 연애 세포를 자극하는 설레는 감성을, 연인들에게는 서로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로맨틱한 감성을 깨워주는 크리스마스 영화를 검색하는 손길도 바빠졌다. 이에 솔로들과 연인들을 불문하고 크리스마스 필람 영화로 꼽히는 로맨스 명작들 세 편을 꼽아봤다. 

크리스마스 영화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 News1star / 영화 포스터


# 크리스마스에 시작된 낭만,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시애들의 잠 못 이루는 밤'은 서부 끝 시애틀에 사는 남자 샘과 동부 끝 볼티모어에 사는 여자 애니가 크리스마스 이브에 단 한 번의 라디오 사연으로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그린 대표 크리스마스 로맨스 영화로, 개봉한지 2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 크리스마스에서 밸런타인데이로 이어지는 로맨틱한 겨울의 계절감과 사랑에 빠지는 마법 같은 순간을 담은 아름다운 도시의 야경은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특히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을 비롯해 '볼케이노', '유브 갓 메일', '이타카'까지 총 네 편의 작품에서 호흡을 맞춘 톰 행크스와 멕 라이언의 전성기를 볼 수 있다는 점도 영화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두 사람은 미국의 동부와 서부라는 물리적 거리 한계에도 로맨틱한 만남을 그리면서 솔로와 연인 모두에게 기분 좋은 영화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셀린 디온과 클라이브 그리핀이 듀엣으로 함께한 감미로운 주제곡 역시 크리스마스 감성을 더해줄 것이다. 해당 영화는 29일 극장가에서도 재개봉한다.

# 10쌍 커플의 사랑 이야기, '러브 액츄얼리'

'러브 액츄얼리는 지난 2003년 개봉 이후부터 현재까지 여전히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옴니버스 영화다. 런던의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지금 사랑하고 있는 사람들, 사랑을 준비하는 사람들, 지나간 사랑에 아파하는 사람들까지 남녀노소 각 계층에 상관없이 사랑을 나누는 10쌍 커플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 '겨울에 되면 다시 보고 싶은 작품'으로 늘 회자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러브 액츄얼리'는 초호화 캐스팅으로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리암 니슨부터 콜린 퍼스, 휴 그랜트, 토마스 생스터 등 영국 훈남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키이라 나이틀리, 엠마 톰슨 등 여배우들도 등장한다. MBC '무한도전' 팀이 리메이크하기도 했던 주제곡 'All You Need Is Love'가 흘러나오는 명장면인 스케치북 고백 장면은 다시 봐도 낭만적일 만큼, 로맨틱한 순간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 낯선 곳에서의 크리스마스, '로맨틱 홀리데이'

'로맨틱 홀리데이'는 지난 2006년 개봉한 영화로, 낯선 도시에서 크리스마스 휴가를 보내게 된 두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다. 배우 카메론 디아즈와 케이트 윈슬렛, 주드 로, 잭 블랙이 출연한다. 카메론 디아즈는 성공한 영화 예고편 제작자이지만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남자친구가 바람 피워 실의에 빠진 아만다 역으로, 케이트 윈슬렛은 남자친구가 다른 여성과 약혼을 발표하는 끔찍한 상황을 목격해야 하는 아이리스 역으로 각각 등장한다. 이들은 홈 익스체인지 휴가를 보내게 되면서 각자의 인연을 만나게 되고 사랑의 결실을 맺게 되는데. 

언뜻 보면 새로울 것 없는 이야기지만 '로맨틱 홀리데이'는 낸시 마이어스가 연출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낸시 마이어스 감독은 '왓 위민 원트',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 '인턴' 등을 연출한 여성심리 전문 감독. 사랑의 쌉싸름한 순간부터 짜릿한 첫 만남, 그리고 달콤한 순간까지 낸시 마이어스는 남다른 감성과 디테일한 연출력으로 풀어낸다.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딱 맞는 극 분위기와 서로의 상처까지 포용하고 결점까지 안아주는 이들 커플의 따뜻한 이야기는 지금까지도 사랑받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극 중 아서가 선사하는 소중하고 의미있는 메시지는 더할나위 없다.

 

뉴스1스타 장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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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당신인 게 좋아요."

화가 영수(김주혁 분)는 동네 형 중행(김의성 분)으로부터 날벼락 같은 이야기를 듣는다. 결혼까지 생각하는 여자친구 민정(이유영 분)이 어느 남자와 술을 마시다 크게 싸움을 했다는 말을 들은 것. 술 안 마시기로 약속하지 않았느냐는 영수와 그 약속은 없던 것으로 하자던 민정은 크게 다투게 되고 급기야 각자 만의 시간을 갖게 된다. 그 후로 민정의 행방은 묘연해진다. 영수는 민정이 있을 만한 곳을 애타게 찾아 나서지만 민정은 끝내 영수 앞에 나타나지 않는데.

홍상수 감독의 18번째 장편 영화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이하 당신 자신)은 본인이 직접 목격하지도 않은 일을 당사자에게 말을 옮기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에서 전개를 시작한다. 하루 술 다섯 잔만 마시기로 약속했으면서 자신이 없는 자리에서, 그것도 자신이 모르는 남자와 술을 마셨다는 사실에 화가난 영수의 이야기가 영화의 시발점이 된다. 그 이후 영수가 민정을 찾아나서게 되는 과정과 그 과정의 끝에서 하나의 깨달음을 얻게 된다는 내용이 영화의 주된 전개다.

'당신 자신과 당신의 ' 오는 18 개봉한다. © News1star / 영화 '당신자신과 당신의 ' 스틸


이번 영화에서도 홍상수식 동어반복은 돋보인다. 늑대의 본심을 숨긴 지질한 수컷들이 어김없이 등장하고 순진하면서도 여우처럼 은밀하게 남성의 마음을 홀리는 여성이 이들 중심에 등장한다. 술자리에서의 가벼운 진담과 의미 없는 농담 역시 기시감을 떨치기 어렵다. 그리고 '옥희의 영화'부터 '북촌방향', '다른 나라에서',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등 작품에서 보여준, 규정되지 않은 시간의 흐름을 새로운 공간에서 반복적으로 에피소드를 만들어낸다. 

대개 작품에서 기시감을 주는 듯했던 홍상수의 동어반복은 이번엔 연남동이라는 새로운 공간에서 펼쳐진다. 이는 비슷한 패턴의 서사와 캐릭터를 답습하는 것 같은 홍상수의 영화를 새롭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실제로도 연남동이라는 공간이 연인들의 일상과 연애가 유기적으로 얽힌 공간과도 같은 만큼, 영수와 민정을 비롯한 친근한 관계 설정은 지극히 사실적이기도 하다. 여기서 홍상수 감독은 도저히 예측할 수 없는 민정이란 인물로 또 한 번의 변주에 성공한다. 

민정이란 인물의 등장으로 영화의 서사를 다소 이성적으로 정리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민정은 자신을 민정이라는 이름으로 기억하고 말을 건 재영(권해효 분)과 상원(유준상 분)에게 "절 아세요?"라고 반문한다. 민정은 계속해서 자신을 아는 척하는 두 남자에게 단호하게 그들이 기억하는 민정이가 아니라고 부정한다. 이후 두 남자는 민정의 묘한 매력에 이끌려 술잔을 기울이게 되고 민정은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45세 두 연상의 남자들을 귀여워 한다. 

자신을 안다고 규정하는 남성들의 예상을 매번 뒤집는 여성의 모습은, '다 안다는 과신'에 대한 저항적인 메시지와도 맞닿아 있다. 이는 극적으로 영수라는 인물도 변화시킨다. 자신이 그간 만나왔던 민정이 그 누구든, 그의 소문이 어떻든, 민정의 있는 그대로를 사랑해야겠다고 변화하게 된 것. 결국 영수는 민정에게 "당신이 당신인 게 좋아요"라는 고백을 하게 되고, 술 마시는 문제로 다퉜던 당시 민정을 둘러싼 영수의 의심과 오해는 말끔하게 해소된다. 

영화의 대사는 홍상수 감독을 둘러싼 불륜설 때문인지 일견 의미심장하게 느껴지긴 하지만 전작을 곱씹어 보면 새삼 새롭지 않은 대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여자에겐 "예뻐요", 남자에겐 "귀여워요"라는 다소 투박하고 낯뜨거운 대사는 그간 홍상수 영화에서도 종종 등장해왔다. 재영은 "귀여워요, 머리가 하얗지만 않았으면 좋겠어요"라는 민정의 말에 좋아 어쩔 줄을 모르고, 영수는 민정에게 "예쁘다"고 말한다. 영화 '생활의 발견'에서도 경수(김상경 분)가 선영(추상미 분)에게 "선영씨가 얼마나 예쁜 사람인지 말하고 싶었습니다"라고 고백했던 대사가 등장했던 바 있던 만큼, 홍상수 월드에서의 황당한 고백도 여전했다. 오는 10일 개봉.

 

뉴스1스타 장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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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플릿'(감독 최국희)은 한때 볼링계 전설이었던 철종(유지태 분)의 밑바닥 인생을 그리는 데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철종은 낮엔 가짜 석유 판매원으로, 밤에는 도박 볼링판에서 선수로 뛰며 별 볼일 없는 인생을 살아가는 인물. 그런 철종은 어느날 우연히 볼링 천재 영훈(이다윗 분)을 만나게 되고 영훈을 도박 볼링판의 파트너로 끌어들이게 된다. 브로커 희진(이정현 분)의 주도 하에 도박 볼링판을 휩쓸던 두 사람, 이들은 인생 역전 기회를 제안하는 유혹을 받게 된다.

'스플릿'은 국내 최초 볼링이라는 스포츠를 다룬다. 여기에 볼링 도박이라는 이색적인 소재를 결합해 오락 영화로서의 재미를 더한다. 이전에는 시도되지 않은 소재에 도전한 만큼, 영화에서 보는 새로운 그림은 상당한 흥밋거리를 제공한다. 각 인물들의 투구와 이들의 스트라이크, 볼링핀들이 공에 맞아 세차게 흩어지는 장면은 속이 뻥 뚫릴 만큼 시원한 쾌감을 선사한다. 레인 너머의 기계실이나 볼링핀이 세워지는 과정, 이 같은 볼거리를 살리는 통쾌한 사운드는 영화를 보는 묘미가 된다. 

'스플릿' 오는 10 개봉한다. © News1star / 영화 '스플릿' 스틸


영화 서사의 줄기는 생각 보다 다양하다. 철종이 과거 국가대표 선수에서 밑바닥 인생을 살게 된 사연과 영훈의 가슴 아픈 가정사, 그리고 철종과 두꺼비(정성화 분)의 악연 등이 얽히고설킨 전개로 펼쳐진다. 여기에 철종과 영훈이 도박 볼링판에 뛰어들면서 벌어지는 다양한 에피소드와 승부가 함께 그려진다. 이야깃거리가 다소 풍부하고 이 모든 것이 긴밀하게 얽혀 있는 구조를 취하고 있지만 '스플릿'은 예상과 기대 보다 탄탄한 구성력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이번 작품을 통해 연기 변신을 한 배우들의 유쾌한 열연이 인상적이다. 처음으로 이런 밑바닥 인생을 연기해봤다던 유지태는 그간의 젠틀하고 다정한 이미지를 완벽하게 지우고 넉살 좋고 실없는 철종으로 분했다. 과거의 기억이 트라우마로 남아 패배주의에 빠져 있던 철종이라는 인물은 유지태의 외모 변신으로 한층 더 실감나게 완성됐다. 특히 프로볼러 수준까지 실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4개월간 연습에 매진했다고 알려졌다. 

유지태와 이번 작품에서 색다른 케미스트리를 발휘한 이는 이다윗이다. 이다윗은 의도치 않게 철종과 코믹한 순간을 만들어내는 것은 물론, 순수한 매력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그간 다양한 작품에서 연기력을 다져온 배우이지만 자폐 연기가 쉽지 않은 만큼 이다윗에게도 영훈 캐릭터는 도전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자칫 자폐 연기가 과장될 수 있는 여지가 있었지만 오랜 기간 공들인 캐릭터 연구는 스크린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영화는 오락 영화로서 재미를 추구하지만 따뜻한 시선도 잊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도박 볼링판을 제패한 철종과 영훈 콤비는 모두 장애가 있는 인물. 철종은 사고로 한쪽 다리에 부상을 입었고, 영훈은 자폐 성향을 지녔다. 도박판에서조차 모두의 편견 어린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던 이들이지만, 두 사람이 반전의 승리를 이뤄낼 때 만큼은 통쾌한 카타르시스가 느껴진다. 

다소 아쉬운 점은 두꺼비 캐릭터다. 반복적으로 철종의 심기를 건드리는 대사들이 나중에는 작위적이고 피로하다고 느껴지기까지 한다. 두꺼비의 극한 악행 역시 영화의 톤앤매너와도 동떨어진 듯한 느낌을 준다. 도박판에서 벌어지는 일이나, 과거 철종과 함께 국가대표 출신이기까지 했던 그의 악행이 설득되기 어렵다는 인상을 받기 때문이기도 하다. 오는 10일 개봉.

 

뉴스1스타 장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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